올 들어서만 60만명 찾아 국내 걷기 열풍 주도
전국 도보코스 개발 자극 재능기부 등 나눔정신 확산
'1社 1올레' 결 연 진행도 스위스관광청과 MOU 체결
일본·캐나다와 교류도 확대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이 깔린 포장길도 아니고 좁은 흙길. 누가 냈는지 모를, 사람들이 하나 둘 지나다보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바로 오솔길이다. 이젠 너무나 유명해진 걷기 열풍의 진원지, 제주의 올레길도 그런 길에서 시작됐다. 첫해에 3만명, 두 번째 해에 30만명, 세 번째인 올해는 3/4분기까지 50만~60만명이 걸었다. 이 길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걷는 행위가 도대체 어떤 의미이기에 이리도 많은 인파가 찾는 걸까.
탄생 만 3년을 맞은 제주올레를 다시 걸어봤다. 올레를 만들고 지키는 올레지기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안은주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무국장은 "치열하게만 살아온 한국인들의 내면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에 대한 회의가 있었지만 현실에서 이를 달랠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휴식에 대한 필요, 건강에 대한 관심,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향한 갈망 등 시대적인 흐름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걷기 열풍과 맞아떨어져 놀라운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올레의 기적, 하나…걷기 열풍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쫓아온 한국인들에게 단순히 걷는 행위가 각광을 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제주올레는 대대적인 걷기 붐을 주도하면서 전국 각지에 도보코스가 생겨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걷기뿐 아니라 전반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증가시켜 아웃도어웨어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소비지향적이던 제주여행의 개념도 올레 덕에 바꿨다. 제주올레는 호텔비와 자동차 렌트비로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 뒤 관광지만 바쁘게 찍고 다니는 여행 대신, 제주 곳곳을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권했다. 올레꾼이 늘면서 제주에는 걷기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도 속속 생겨났다.
제주올레는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이라는 한 개인으로부터 시작됐지만, 어느 시점인가부터 방문객들에 의해 탄력을 받아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스스로 성장을 거듭해 나갔다. 또한 십시일반의 재능 기부로 모인 커다란 힘은 제주올레에 관심 없었던 사람들마저 고무시켰다. 이를테면 제주올레의 상표등록은 제주올레에 다녀간 변리사가 해줬고,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다리 로고 디자인은 제주올레의 뜻에 동참한 현대카드가 무료로 해줬다.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도 소유하지 않는 것. 제주올레는 근대 한국 사회가 낳은 소유의 경쟁을 누그러뜨리고 나눔과 공유의 미덕을 확산시키는 의식의 혁명이기도 했다.
제주 곳곳에 올레가 들어선 지 만 3년 만에 17개의 도보 코스가 제주도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다. 이 길에 다녀간 사람만 벌써 100만명에 가깝다. [사진제공=강대봉(사단법인 제주올레) |
▶ 올레의 기적, 셋…길과 길의 만남 =작은 길과 길을 이어 만든 올레길은 이제 제주 바깥으로 그 범위를 넓혔다. 지난 8월 스위스관광청과 MOU를 맺고 국경을 넘어 스위스와 제주의 아름다운 길을 잇기 시작했다. 제주올레 총 17개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길로 소문난 10코스를 '스위스-올레 우정의 길'로 명명하고, 스위스에서는 호수와 산, 포도원이 어우러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스위스 레만호수 지역의 와인루트'에 제주올레를 알리는 표지판을 세우기로 했다. 앞으로 일본, 캐나다, 호주의 대표적인 걷기 코스와도 차례로 MOU를 맺고 점차 교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세계 각지의 도보여행가들이 제주올레를 찾아오게 하기 위함이다.
도보여행가 한비야는 제주올레를 두고 "세계 최고의 아일랜드 트레일 코스"라고 극찬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도보여행가들이 동서남북에 걸쳐 서로 다른 기후와 지형, 식생을 경험할 수 있는 제주의 해안걷기코스는 세계 어느 곳과도 차별화되는 독특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3대 환경보호제도' 3관왕을 차지한 제주가 세계적인 도보여행지로 각광받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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